처음 참여해보는 해커톤이었다. 카이스트 학생 4명과 내가 같이 팀을 만들어서 참여했다. 해커톤을 미리 준비해오는 팀도 많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런걸 잘 몰랐어서 기획도 처음부터 했다. Cosmos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도구들도 만들고 싶었지만 이러한 것들은 Contributor로 활동하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인 것 같아서 하지 않았고, Cosmos의 핵심인 Inter Blockchain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고 싶었지만 다들 학생들이었고 아직 이해가 부족해서 해커톤내에 동작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쉽지 않아보였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생각했던 기부플랫폼 얘기를 했더니 다들 재밌어 보인다고하여 기부플랫폼을 만들었다.
블록체인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 있었다. 바로 기부플랫폼이었는데 기존에 여러단체에 기부를 해보았는데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모르겠고 그리고 나는 단체보다는 사실 사회, 환경, 인권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기부를 하고 싶었다. 정말 좋은일들을 하시지만 여건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직접적으로 돈을 줄 수는 없는일이니 이런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이 직접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기부를 할 수 있고 기부를 받은 사람은 해당 플랫폼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기부받은 금액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볼 수 있어서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부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웹 UI를 통해 기부를 하고 기부를 받은 사람은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하는데 시작점을 찾기가 어려웠다. 예전에 코딩의 신 아샬님이 항상 말씀하셨던 빠르게 시작하라라는 말이 떠올라서 일단은 기부를 해야하니 기부자 목록을 출력하는 것 부터 만들기로 했다. 사실 그냥 일단 시작했다. 다들 학생들이라서 사실 그냥 내가 혼자하는게 더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웹서비스를 만들어본 경험도 아직 부족한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나 혼자 만든다면 그것이 무슨 해커톤이고 팀이겠는가? 그래서 일단 짝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거의 4시간 이상을 계속해서 짝프로그래밍을 했다. 내가 이미 많이 알고있는 부분이 많아서 내가 키보드를 차지하고 다 해버릴까봐 속으로 룰을 정했다. 5분이 지나면 무조건 키보드를 넘기자.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만나도 하나씩 설명해나가면서 같이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4시간 이상을 했더니 다들 처음해본 Angular와 웹이었지만 이제 같이 작성했던 코드를 참고하거나 문서를 확인하면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짝 프로그래밍이 처음이었을탠데 재밌다고 잘 따라와줘서 다행이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간단하게 도움받을 사람들을 표시하는 화면을 만들려고 했는데 개인 말고 단체도 등록할 수 있게하거나 크라우드 펀딩같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다들 욕심이 생겼다. 재밌었지만 우리가 해커톤내에 서비스 전체가 동작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포였으므로 일단 배제하고 시작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