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독후감

희랍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천천히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것은 어떤 가정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미 잃어버릴 것을 알고 있지만 천천히 잃어간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 희랍어를 배우는 여자는 이미 중요한 것을 잃었지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조금씩 무언가를 다시 찾아가는 듯했다. 잃어가고 있는 것과 찾아가고 있는 것 사이에서 새로운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말 대신 손짓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이지 않아도 서로를 느끼고 있다는 그 순간은 특별했다. 마치 우리가 꼭 말을 해야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듯했다. 두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었다. 혼자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색하지 않았고 혼자 보고 있었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결국 이 이야기는 상실과 고통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비록 삶에서 많은 것을 잃더라도, 잃고 있더라도,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다가왔다.

참고

• 희랍어 시간 |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