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독후감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무언가 간결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내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조차 알기 어려웠다. 다행히도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미리 읽어봐서, 시에서 나오는 단어들이 익숙했다. 아마도 작가님이 느끼는 무언가를 시로 표현하기도 하고 소설로도 표현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작가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 추상적이고 멀게만 느껴졌고, 내게는 그저 단어들의 나열처럼 보였다. 책을 읽는 내내 ‘왜 이 표현을 썼을까? 내가 놓친 무언가가 있을까?’라는 생각만 반복됐다. 진심으로 내 맘에 드는 시 하나는 찾고 싶었다. 하지만 끝까지 읽으면서도 그런 시를 찾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시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시를 읽는 데에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을 때와는 또 다른 감각과 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시집을 읽는 것 자체는 재밌었다. 아마도 지금은 내가 시를 읽는 데 필요한 감각이 부족한 것 같다. 언젠가 더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다시 읽는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참고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 한강